미국 첫 집 구매, 그 악몽의 시작 (Part 1) – “그때는 몰랐다. 그 선택 하나가 우리 삶을 송두리째 흔들 악몽의 시작이 될 줄은.”
이 시리즈 글은 필자가 미국에서 3번의 집 거래를 통해서 깨닫고 느낀 것들을 다소 주관적인 내용을 담아서 작성한 글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미국 사회에서의 첫걸음을 떼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대들의 삶에 저의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미국 첫 집 구매, 그 악몽의 시작 (Part 1)
지금 생각해보면 첫 시작부터 잘못되었던 것 같다.
1. 달콤하면서도 무거웠던 처가 살이
미국에서의 박사 과정 중이던 나는 뒤늦게 아내를 만났다. 첫눈에 반한 아내에게 푹 빠져, 미국 시골 아이오와 살던 나는 머나먼 애틀랜타까지 내려와 아무런 준비도 없이 결혼을 했다. 번듯한 직장도 없었던 나는 아내와 결혼 후 처가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대체 무슨생각이었나 싶지만 (당시 나는 아내에게 거의 홀려있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나를 장인, 장모님은 흔쾌히 처가살이를 허락해주셨다.
사위인 나를 친아들처럼 아껴주셨던 덕분에 처가 살이는 생각보다 훨씬 즐겁고 화목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늘 죄송함과 부채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아무리 편하게 해주신다 해도, 갓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우리만의 공간’이 없다는 사실은 묘한 결핍을 만들었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온전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은 내 마음 한켠을 항상 불편하게 짓눌렀다.
2. 2021년 10월, 광기의 시작
처가 살이 1년 반이 지났을 무렵인 2021년 10월, 내가 살던 조지아주 둘루스(Duluth) 지역에 이상 징후가 감지됐다. 집값이 미친 듯이 치솟기 시작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팬데믹 대응으로 풀린 막대한 자금 탓이었을까? 부동산 시장은 말 그대로 끓어오르고 있었다.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집값을 보며 덜컥 겁이 났다.
지금 사지 않으면, 평생 우리 집은 없을지도 모른다.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불안감이 앞섰다. 소위 말하는 ‘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 공포감)’가 나를 덮쳤다. 이 불안감은 곧 무모한 결단으로 이어졌다.
3. 영끌의 현실: 박사생, 유튜버, 그리고 21만 불
집을 사기로 마음먹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나는 번듯한 직장이 없는 박사 과정 학생이었고, 수입이라곤 불안정한 유튜버 활동이 전부였다. 은행 대출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할 수 있는 건 오직 하나,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털어 넣는 것뿐이었다. 그동안 아내와 내가 처가살이를 하며 모아둔 돈, 빌릴 수 있는 돈, 부모님께 부탁드려서 정말 있는 돈 없는 돈을 모두 끌어모으니 21만 불이 만들어졌다. 이것이 우리의 전 재산이자, 전쟁터 같은 부동산 시장에 들고나갈 유일한 무기였다.
4. 첫 번째 실수: “아는 사람”이라는 함정
집을 구하기 위해 지인인 리얼터(부동산 중개인)에게 연락했다. 돌이켜보면 이것이 나의 첫 번째이자 뼈아픈 실수였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될수록 경험 많고, 냉철하며, 협상력 좋은 ‘야무진’ 리얼터가 필요했다. 하지만 나는 단순히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일을 맡겼고, 그는 내가 기대했던 전문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게다가 이미 천정부지로 솟아버린 집값 탓에, 우리가 가진 21만 불로는 상태가 온전한 집을 찾기조차 힘들었다.
5. 반지하인 듯 반지하 아닌 그 집
찾다 찾다 발견한 곳은 한 콘도였다. 구조가 독특했다. 한쪽에서 보면 번듯한 1층 집인데, 반대편에서 보면 영락없는 반지하인 경사지 1층 집이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마저도 셀러 마켓(매도자 우위 시장)이라 3명의 경쟁자가 붙었다. 1년 반의 처가살이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이번이 아니면 집을 못 살것 같다는 불안감 때문이었을까?
우리만의 신혼집이 생긴다는 생각에 들떠있던 나는 그 집을 꼭 사고 싶었다. 결국 우리는 예산을 초과한 24만 불을 부르고 나서야 겨우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불과 6개월전 15만불이었던 집을 약 10만불을 더 준 24만불에 들어가게 된 셈이다.
6. 악몽의 서막: “인스펙션? 콘도는 굳이 안 해도 돼”
클로징(최종 거래) 날이 되어서야 우리는 이 집이 꽤 오랫동안 비워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불안한 징조였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인스펙션(주택 점검) 과정에서 발생했다. 리얼터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콘도는 HOA에서 관리해주니까 딱히 인스펙션 할 게 없어요. 비용도 아낄 겸 그냥 진행하시죠.
이미 예산을 초과해 24만 불을 쓴 우리에게 ‘비용 절감’은 달콤한 유혹이었다. ‘그래, 콘도인데 별일 있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우리는 인스펙션을 건너뛰기로 결정했다.
마치며
그때는 몰랐다. 그 안일한 결정 하나가, 앞으로 우리 부부에게 험난한 고생의 방아쇠를 당긴 것이었음을.ㅠ
(다음 편에 계속)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by Google Adsense








![[뉴욕/뉴저지 브리핑] 90도 더위와 도어맨 파업 가능성, 뉴욕·뉴저지 생활 동선 점검할 때 10 [뉴욕/뉴저지 브리핑] 90도 더위와 도어맨 파업 가능성, 뉴욕·뉴저지 생활 동선 점검할 때](https://uslpb.com/wp-content/uploads/nyc-doorman-strike.jpeg)
![[조지아 브리핑] 야구 좋아하는 아이들 주말 코스인 '이곳'은 어디? | 스폴딩카운티에 120개 새 일자리 생겨 11 [조지아 브리핑] 야구 좋아하는 아이들 주말 코스인 ‘이곳’은 어디? | 스폴딩카운티에 120개 새 일자리 생겨](https://uslpb.com/wp-content/uploads/atlanta-history-center-swanhouse.jpeg)
![[캘리 브리핑] LA 하이킹, 이젠 전기자전거 못탄다 | 마지막 스키 여행은 이곳으로! | 알라메다 주말 나들이 명소 다시 열리나 12 [캘리 브리핑] LA 하이킹, 이젠 전기자전거 못탄다 | 마지막 스키 여행은 이곳으로! | 알라메다 주말 나들이 명소 다시 열리나](https://uslpb.com/wp-content/uploads/electric-bike-prohibit-in-la.jpeg)
